본문 바로가기

엠씨정의 인생실전/책 읽는 보통 여성

[책사랑] 가난은 죄(罪)다 - 힐빌리의 노래


가난은 죄(罪)다 - 힐빌리의 노래

[독서광(진짜?!)인 MC정이 여러분들께 책을 추천하면서 독후감을 소개하는 코너!]

#주의 : 극단적으로 재미있거나 재미 없을 수 있습니다. 하품이 나온다 싶으면 걍 뒤로 가기 클릭... 또르르...



힐빌리(hillbilly), 레드넥(Redneck), 화이트 트래시(White trash).

이는 동부내륙과 남부의 백인 노동자계층을 의미하는 단어들이다.

그들은 폭력적이고 무지하고 게으르다. 특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당선으로 이끈 장본인들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인 J.D.밴스 또한 그들과 같이 러스트 벨트(Rust Belt)에 속하는 오하이오의 철강도시에서 가난하게 자랐다. 하지만 저자는 그들처럼 폭력적이지도, 무지하지도, 게으르지도 않았다. 저자는 결국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였는데, 이 책은 그저 그런 성공 신화를 담지는 않았다. 저자는 자신의 목소리를 어떻게 내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소외된 이들을 위해 자신의 가난한 시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힐빌리들은 스스로의 삶을 가난이라는 틀에 가두어버린다. 기초적인 생활부터 교육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관심을 가지는 법이 없다. 말로 해결해야 할 문제에 폭력을 개입한다. 그리고 정신적인 아픔을 마약으로 극복하려고 한다. 그들의 기본생활(, , )은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이를 해결하게 위해 쉽게 범죄를 저지른다. 나아가 이처럼 자신들이 낙오한 이유를 사회와 국가의 탓으로 돌린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복지의 혜택을 누리려고만 하는 복지의 여왕들이다. 가난한 지역에서 태어난 이와 같은 사람들은 더 이상 나은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


비단 물질적인 가난만이 문제인가. 더욱 큰 문제는 그러한 물질적인 가난과 생활환경 때문에 더 이상 삶의 희망은 없을 것이라는 절망, 그로 인하여 삶을 포기해버리는 사상의 가난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면에서 힐빌리들에게 가난은 죄(). 희망을 사라지게 만들고, 상실감을 키우도록 종용한다. 노력을 믿지 않게끔 한다. 그러한 면에서 가난은 희망을 앗아가 버리는 중대한 죄다.


이처럼 어느 집단에서 어떠한 것을 보고 배우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이 형성되는 폭은 엄청난 차이를 가져올 것이다. 저자는 부모가 아니라 조부모로부터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았다는 점에서 여느 힐빌리들과는 다르다. 그는 자신의 외조모로부터 너는 자기 앞길만 높은 벽으로 막혀 있다고 생각하는 빌어먹을 낙오자처럼 살지 말거라라는 말을 항상 듣고 자랐다. 비록 저자는 이혼과 재혼을 반복하고 마약중독자인 어머니를 두면서 가정폭력에 시달렸지만, 뚜렷한 목표와 가치관을 잃지 않으려고 했고 정당한 방법으로 자신의 경제력을 갖추고자 했다. 만약 이러한 조부모의 교육이 없었다면 어쩌면 저자는 가난 속에서 죄를 저지르고 그저 그런 레드넥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희망의 부재에서 벗어나는 것.

결국 저자가 바뀔 수 있었던 유일한 차이점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흙수저라는 프레임에 가두고 스스로 희망을 없애려 하는 

지금 우리네 청춘들에게 필요한 차이점이 아닐까.